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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삼성전자, TSMC 반도체 생산 전략 및 전망

by Valuableinsight 2025. 3. 4.

1. 개요

엔비디아는 최근 차세대 게이밍 GPU 공급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과거 RTX 30/40 시리즈 출시에 발생했던 공급난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원인이었으나, 최근 RTX 50 시리즈의 부족은 별다른 외부 요인 없이 발생하여 엔비디아가 AI 데이터센터용 GPU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면서 게이밍 GPU 공급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것이 주된 이유로 지목된다 . 실제로 ChatGPT 등장 이후 인공지능 모델 학습용 GPU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사업이 급성장해 2024년경 매출의 약 88%를 차지하게 되었고, 반대로 게이밍 부문 비중은 10% 미만으로 축소되었다 .

한편, 세계 최대 파운드리인 TSMC는 제한된 생산능력을 주요 고객들에게 배분하고 있다. 애플이 TSMC 매출의 약 25%를 차지해 최대 고객이며, 엔비디아가 약 11%로 2위, AMD가 7%로 그 뒤를 잇는 것으로 알려졌다 . AI 열풍으로 고급 칩 수요가 치솟자 TSMC는 첨단 패키징 용량까지 풀가동하고 있으나, 2025년 1월 대만에서 발생한 규모 6.4 지진으로 일시적인 생산 차질이 빚어져 최대 2만 장의 웨이퍼가 손상·폐기되는 등 일부 고객사의 칩 공급에 영향이 생기기도 했다 .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며 엔비디아와의 관계 변화에도 주목된다. 삼성은 과거 엔비디아 RTX 30 시리즈 GPU를 8nm 공정으로 위탁 생산하며 협력한 바 있지만 , 이후 엔비디아는 TSMC 비중을 크게 늘렸고 최신 RTX 40 시리즈는 TSMC 5nm 공정에서 생산되었다 . 이로써 삼성은 한때 확보했던 엔비디아 물량을 잃고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도 10%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AI 반도체 초호황으로 TSMC는 60% 이상의 시장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유지하며, 삼성과의 기술·수율 격차를 기반으로 파운드리 시장 내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

2. 엔비디아의 반도체 생산 전략

제품 포트폴리오: 엔비디아는 다양한 분야의 칩 설계에 집중하는 팹리스(fabless) 기업으로, 주요 제품으로는 게이밍 GPU(GeForce 시리즈), AI 가속기 및 데이터센터용 GPU (NVIDIA A100, H100 등), 전문가용 GPU(Quadro 등), 자율주행/모빌리티용 SoC(DRIVE Orin 등) 등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생성형 AI 붐에 힘입어 데이터센터/HPC용 GPU와 AI 전용 가속기의 비중이 특히 커지고 있다.

생산 물량 배분:
엔비디아는 제한된 파운드리 생산용량을 수익성이 높은 AI/HPC용 GPU에 우선 할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2년 말 ChatGPT 효과로 기업들이 AI 인프라 투자를 급격히 늘리자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용 GPU 수요가 폭증하였고, 엔비디아 매출 구조도 단기간에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 이에 따라 게이밍 GPU 공급이 상대적으로 축소되어 RTX 50 시리즈 출시 시 소비자들이 최대 16주 대기해야 할 정도의 품귀 현상이 나타났다 . 현재 H100 등 AI용 GPU 생산이 최우선이어서, 엔비디아 스스로도 게이밍 그래픽카드의 공급 부족을 인정하면서도 뚜렷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인터포저 적층이 필요한 AI 칩들은 TSMC의 CoWoS(Chip-on-Wafer-on-Substrate) 패키징 공정 용량에 제한을 받아 생산 속도가 느려지고 있어 전체 GPU 공급능력을 제약하고 있다 . TSMC도 이러한 첨단 패키징 병목을 해소하기 위해 설비를 증설 중이지만, 정상화까지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

파운드리 협력 관계:
엔비디아는 칩 설계만 하고 생산은 외부 파운드리에 위탁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과거에는 삼성전자와 협력하여 2020년 출시된 Ampere 아키텍처 기반 GeForce RTX 30 시리즈를 삼성 8nm 공정으로 생산한 사례가 있다 . 하지만 당시에 삼성 파운드리 공정의 수율 및 웨이퍼 공급 문제로 RTX 30 시리즈의 공급 차질이 빚어졌고, 엔비디아는 2022년 RTX 40 시리즈부터 TSMC의 5nm 공정(커스텀 4N)으로 회귀하였다  . 현재 엔비디아의 최첨단 GPU와 AI 칩은 대부분 TSMC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TSMC 의존도가 크게 증가한 상황이다. 실제로 2023년 엔비디아는 TSMC 매출의 11%를 차지하여 애플에 이어 2위 고객이 되었고 , 엔비디아의 A100/H100 (7nm/5nm) 등 핵심 제품이 TSMC 최신 공정 및 패키징에 집중되어 있다. 다만 엔비디아는 공급망 리스크와 생산단가를 고려해 TSMC 일변도 전략을 조정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2024년 들어 TSMC와의 협력이 다소 긴장관계에 놓이자 엔비디아가 삼성과 차세대 GPU 생산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엔비디아는 TSMC 대비 20~30% 저렴한 조건을 희망하며 난이도가 비교적 낮은 일부 GPU 칩을 삼성에 줄 가능성이 거론된다 . 이러한 시도는 TSMC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되며 , 삼성에게도 향후 엔비디아 물량을 다시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최고 성능 AI 칩이나 최신 GPU는 여전히 TSMC의 기술력과 안정적인 수율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단기간에 핵심 생산라인을 옮길 가능성은 낮고 부분적 다원화 전략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3. TSMC의 반도체 생산 현황과 전략

주요 고객 비중:
TSMC(대만)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약 60% 이상의 압도적 점유율을 가진 선두주자로서, 애플, 엔비디아, AMD 등 빅테크 팹리스들의 최첨단 칩을 대량 생산하고 있다. 2023년 기준 TSMC 매출의 약 25%는 애플로부터, 11%는 엔비디아, 7%는 AMD로부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 그밖에 Qualcomm(퀄컴), MediaTek(미디어텍), Broadcom, Intel 등도 주요 고객으로 자리하며, 상위 7개 고객사가 TSMC 매출의 64%를 차지하였다. TSMC는 이러한 고객 다변화를 통해 모바일 AP부터 CPU/GPU, AI 가속기, 통신칩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생산하고 있으며, 특히 5nm/4nm 공정의 70~80% 시장점유, 3nm 공정의 90% 이상 점유 로 최첨단 공정에서 경쟁사가 따라오기 어려운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생산 용량 및 이슈:
현재 TSMC의 가장 큰 도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첨단 칩 수요를 제한된 생산 능력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2023년 이후 AI 서버용 GPU 주문량 급증으로 TSMC의 7nm/5nm 웨이퍼 풀가동 및 패키징 캐파 부족 현상이 나타났다 . 특히 엔비디아 H100 등의 생산에 필요한 CoWoS 2.5D 패키징 공정 용량이 병목이 되어 전세계 AI 칩 공급을 제약했고, NVIDIA가 TSMC CoWoS 용량의 40~50%를 독점할 정도로 수요가 집중되었다 . TSMC는 2023년 하반기부터 CoWoS 등 첨단 패키지 생산능력을 2배로 증설하는 계획을 발표하여 2024년 말까지 공급 부족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 그 외에도 미국 애리조나주와 일본 등에 파운드리 공장을 신설하여 중장기적으로 생산능력을 분산·확대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최근에는 자연재해 리스크도 현실화되었다. 2025년 1월 대만 남부에서 발생한 규모 6.4의 지진으로 TSMC 남부과학단지 Fab18(3nm 라인)과 Fab14(5nm/4nm 라인) 등이 일시 가동 중단되어, 가공 중이던 1~2만 장 가량의 웨이퍼가 손상되는 사고가 있었다 . 다행히 건물이나 인프라에는 큰 문제가 없어 단기간에 생산을 재개했으나, 이로 인해 일부 고급 칩의 출하가 지연되어 일시적 공급 차질과 2025년 1분기 매출 감소 요인이 될 전망이다 . 이러한 사건은 TSMC의 지리적 리스크와 공급망 탄력성에 대한 관심을 높였으나, TSMC는 지진 대비 설계로 피해를 최소화했고 미리 확보한 재고와 생산 조정으로 고객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과의 경쟁 및 전략:
파운드리 업계에서 TSMC의 가장 큰 경쟁자는 삼성전자이지만, 기술 격차와 신뢰도에서 앞선 TSMC가 한발 앞서가는 상황이다. TSMC는 일찍이 5nm 공정을 성공시켜 애플 A시리즈, M시리즈 칩 등을 전량 수주했고, 2022년에는 세계 최초로 양산한 삼성의 3nm GAA보다 안정적인 자체 3nm(핀펫 개선)을 개발하여 2023년 아이폰15의 A17칩 등을 양산했다.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엔비디아, AMD, 퀄컴, 애플, 구글 등 주요 팹리스 7개사가 차세대 3nm 주문을 TSMC에 맡기기로 결정하면서, 3nm 세대에서 TSMC와 삼성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실제로 삼성전자가 공들인 구글 Tensor G3, 퀄컴 Snapdragon 8 Gen4 등의 3nm 수주도 TSMC에 뺏긴 것으로 알려졌다 . 이러한 고객 신뢰와 수율 우위를 바탕으로 TSMC는 2023년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 약 60%대를 차지하며 2위 삼성전자(약 13~14%)를 크게 앞서고 있다 . TSMC는 향후에도 고부가가치 HPC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가는 한편, 가격 경쟁력보다 품질과 첨단 기술 리더십을 지키는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 등에 힘입어 현지 생산 비중을 늘리고 인텔 등 새로운 고객사의 주문(첨단 패키징 아웃소싱 등)도 확보함으로써 시장 지배력을 공고히 하고 있다.

4. 삼성전자의 반도체 생산 전략

과거 엔비디아와의 협력: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2020년 엔비디아 Ampere 세대 RTX 30 시리즈 GPU를 8nm 공정으로 수주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 이는 TSMC 7nm 공정 용량이 애플 등에 묶여 부족한 틈을 타 삼성의 공격적인 가격 제시와 엔비디아의 공급망 다변화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그러나 생산 과정에서 삼성 8nm 공정의 수율 문제와 부품(웨이퍼) 부족 이슈가 불거져 RTX 30 시리즈 심각한 품귀현상이 발생했고, 엔비디아가 2020년 12월 삼성 웨이퍼 공급 부족이 RTX 30 시리즈 생산 차질의 원인 중 하나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 이 경험 이후 엔비디아는 차세대 RTX 40 시리즈부터 다시 TSMC 4N 공정을 채택하여 삼성과의 협력은 일시 중단된 상태다. 삼성은 또한 엔비디아 외에도 퀄컴 스냅드래곤 888/8 Gen1 등을 5nm/4nm로 수주했으나, 경쟁사 대비 효율과 발열 열세로 퀄컴 역시 차기 제품을 TSMC로 옮기는 등 고객 이탈이 발생했다.

현재 파운드리 경쟁력:
삼성전자는 GAA 기술 등으로 선단공정 도전을 이어가고 있지만, 현재 기술적 난관과 수율 저하로 인해 고전하고 있다. 2022년 세계 최초로 GAA 기반 3nm 공정(SF3E) 양산을 선언했지만, 초기 수율과 전력 효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실제 고객은 일부 저전력 특수칩에 그쳤다 . 업계에 따르면 삼성 3nm 1세대 공정은 수율이 한 자릿수에서 20% 미만 수준으로 매우 낮았고, 성능도 TSMC 동등 공정 대비 10~20% 부족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 이로 인해 AMD, 엔비디아, 퀄컴 등 빅팹리스들이 삼성 3nm 도입을 꺼리고, TSMC를 선호하는 상황이 되었다  . 삼성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정 개선에 총력을 다하고 있으며, 2024년 이후 3nm 2세대(SF3)부터 수율을 끌어올려 경쟁력을 회복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실제로 2024년 중반 삼성은 4nm 공정 수율을 75% 수준까지 개선하고 3nm도 향상 추세라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 여전히 TSMC 대비 3nm 공정 완성도에서 열세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로 인해 2023년 삼성 파운드리의 시장점유율은 약 11~14% 수준 정체로, TSMC와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

향후 전략 및 엔비디아와의 관계: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 도약을 위해 초미세 공정 경쟁에서 TSMC를 따라잡고 대형 고객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는 삼성에게 놓치기 아까운 ‘대어’로, 삼성 내부에 엔비디아 수주를 위한 전사 태스크포스 “Nemo” 전략까지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삼성은 차세대 3nm GAA 공정에서 확실한 우위를 입증하고 생산단가에서도 메리트를 제공해 엔비디아의 마음을 돌리려 하고 있다  . 예를 들어 삼성은 2024~2025년 적용할 개선된 3nm 공정을 통해 전력 효율과 수율을 대폭 높이고, TSMC 대비 최대 20~30% 저렴한 가격을 제시함으로써 엔비디아가 일부 제품이라도 삼성에 맡기도록 유인할 계획이다 . 다만,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최첨단 AI 칩(H100 후속 등)의 경우 삼성 공정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초기에는 제조 난도가 비교적 낮은 GPU 제품군(예: 중급형 게이밍 GPU 또는 보조 칩 등)부터 협력이 재개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

삼성의 기술적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지속적인 수율 관리와 발열/전력 특성 최적화이다 . 삼성은 GAA라는 새로운 트랜지스터 구조 도입으로 미래 경쟁력을 선점했지만, 공정 초기 난이도가 높아 양품률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고성능 칩에서의 전력 효율 열세로 인해 동일 아키텍처에서 삼성 생산 칩이 TSMC 생산 칩보다 발열이 크고 성능이 낮게 나타나는 문제가 있었고 , 이는 스마트폰부터 데이터센터까지 고객사들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부분이다. 삼성은 현재 공정 미세화와 함께 설계 기술 협력(DTC) 강화, 결함 분석 고도화 등을 통해 이러한 격차를 줄이고 있으며, EUV 공정 최적화와 소재 개선으로 2025년 2nm 공정에선 TSMC와 대등한 경쟁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파운드리 투자도 대폭 늘려 2024년에만 대규모 신규 클린룸 증설과 장비 투자를 단행하고 있으며, 미국 텍사스와 국내 기흥·평택 등에 최첨단 라인 증설을 진행 중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퀄컴, 엔비디아 등 핵심 고객을 다시 유치하고 향후 AI/HPC 수요를 놓치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또한 엔비디아와 메모리 분야 협업도 이어가고 있는데, GDDR6X 메모리 공급이나 차세대 HBM3E 메모리에서 엔비디아의 주요 파트너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여 종합적인 솔루션 제공자로 관계를 강화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

5. 반도체 밸류체인 분석

실리콘 웨이퍼 위에 여러 개의 칩 다이가 패터닝되어 있다. 반도체 밸류체인은 이러한 칩의 설계→생산→후공정→유통의 전 과정을 아우른다.
• 설계 (Fabless):
엔비디아와 같은 팹리스 기업은 반도체 칩 설계 및 개발을 전담한다. GPU와 SoC의 아키텍처 설계, 회로 논리 설계, 물리적 레이아웃 등의 과정을 거쳐 **설계 도면(GDS 파일)**을 완성한다. 자체 생산시설이 없기 때문에 EDA 툴로 검증을 마친 설계 데이터를 외부 파운드리에 전달하여 생산을 의뢰한다. 엔비디아는 세계 최고 수준의 GPU 아키텍처 설계 역량을 보유하여, 게이밍 그래픽코어뿐 아니라 병렬연산에 특화된 텐서코어, 레이 트레이싱 코어, AI 가속기 등 다양한 IP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 생산 (파운드리):
파운드리 단계에서는 설계된 칩을 실제 반도체 웨이퍼 위에 제조한다. 삼성전자나 TSMC와 같은 전문 파운드리가 포토리소그래피, 식각, 증착, 이온주입 등의 공정을 통해 300mm 실리콘 웨이퍼에 미세한 회로 패턴을 형성하여 수백 개의 칩을 만든다. 이때 요구되는 공정 노드(예: 5nm, 4nm 등)와 제품 양에 따라 파운드리는 생산 일정을 계획하고 웨이퍼 투입량을 조정한다. 예컨대 엔비디아 RTX 4090 GPU(AD102 칩)는 TSMC의 4N 공정에서 생산되었고, 한 장의 웨이퍼에서 여러 개의 GPU 다이를 얻어낸다. 파운드리는 수율 관리가 핵심으로, 결함이 없는 칩의 비율을 높여 고객이 주문한 수량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한정된 팹의 캐파를 두고 주요 고객별로 생산라인을 배분하는데, 최근에는 AI칩 수요 폭증으로 TSMC가 엔비디아 등의 주문을 우선 처리하며 일부 다른 고객의 일정이 조정되는 현상도 있었다. 파운드리는 웨이퍼 단위로 고객에 제품을 판매하며, 1장당 가격은 공정 선진화 정도와 위탁 물량 규모에 따라 결정된다.
• 후공정 (패키징·테스트):
웨이퍼 가공이 완료되면 개별 칩 다이(die)를 절단(디싱)하여 패키징 공정으로 넘긴다. 패키징은 외부와 전기적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칩을 기판이나 모듈에 장착하고 보호하는 단계이다. 일반 소비자 GPU의 경우 기판 위에 칩을 접착하고 솔더볼 범프를 형성하는 FC-BGA 패키지를 거친다. HBM과 같은 메모리를 함께 적층하는 AI 가속기 GPU는 2.5D CoWoS와 같은 첨단 패키징 기술을 사용해 실리콘 인터포저 위에 GPU 다이와 메모리 다이를 함께 배치하고, 이를 기판 위에 실장한다 . 이 과정은 정밀도가 요구되어 TSMC 등 파운드리가 직접 수행하거나, ASE, Amkor 등의 전문 **OSAT(후공정 전문기업)**에 외주를 주기도 한다. 패키징 후에는 전기적 테스트를 통해 양품 여부와 동작 클럭, 전력 특성을 검사하여 출하등급을 판정한다. 예컨대 성능 차이에 따라 같은 칩을 RTX 4080/4090 등급으로 나누는 binning 작업도 이 테스트 단계에서 이뤄진다. 최근에는 패키징 용량이 부족해 AI GPU 공급에 차질이 생기는 등 후공정도 중요 병목으로 부상했으며, 엔비디아는 2025년까지 TSMC의 CoWoS 패키징 능력의 70% 이상을 선점 계약할 정도로 이 부분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
• 공급망 및 유통:
최종 테스트를 통과한 반도체 칩은 고객사(팹리스)나 완제품 제조사에 납품 및 유통된다. 엔비디아의 경우 다양한 형태로 제품을 공급하는데, 게이밍 GPU는 보드 파트너사에 칩을 판매하여 그래픽 카드 형태로 조립·유통하게 하거나, 자체 Founder’s Edition 그래픽카드로 완제품을 직접 판매하기도 한다. 데이터센터용 GPU는 하나의 모듈 또는 보드(SXM 모듈, PCIe 카드 등) 형태로 만들어져 서버 제조사나 클라우드 업체에 공급된다. 또한 엔비디아는 DGX/HGX 같은 자체 서버 시스템을 조립해 판매하기도 하는데, 이 경우 여러 개의 GPU와 인터커넥트 부품을 통합한 솔루션 판매에 해당한다. 반도체 공급망에서는 칩 설계→파운드리→패키징→완제품 조립→유통의 각 단계마다 전문 업체들이 관여하며, 부품 수급이나 물류 지연, 수출 규제 등의 이슈가 발생하면 최종 제품 공급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2021년에는 GPU 기판에 쓰이는 ABF 서브스트레이트의 글로벌 공급 부족으로 그래픽카드 생산차질이 빚어지기도 했고, 2022년 미국의 대중국 수출규제로 엔비디아의 일부 데이터센터 GPU 모델(A100 등)이 중국향 판매에 제약을 받는 등의 일이 있었다. 이처럼 밸류체인 전반의 협업과 리스크 관리가 반도체 비즈니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6. 향후 1년 전망

엔비디아의 조달 전략:
향후 1년간 엔비디아는 AI 가속기 수요 대응에 주력하면서도 공급망 다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엔비디아는 막대한 AI GPU 수요를 맞추기 위해 TSMC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2025년 TSMC의 첨단 패키징 용량 70% 이상을 선점 계약할 정도로 물량 확보에 공격적이다 .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TSMC 의존도가 오히려 높아지는 추세다. 다만 엔비디아 경영진도 지정학적 위험 분산과 가격 협상력 확보 차원에서 세컨드 소스(second source) 확보를 고려하고 있어, 일부 제품의 삼성 파운드리 생산 전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 만약 삼성전자가 2024년 말~2025년 초까지 3nm 공정 수율을 목표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테스트 칩 생산에서 성과를 보인다면, 엔비디아가 차세대 GPU 아키텍처(예: Blackwell 계열의 일부 칩) 중 제한적인 물량을 삼성에 위탁하는 계약이 성사될 수 있다. 또한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의 진척 상황에 따라 중장기적으로는 엔비디아가 인텔과 협력 테스트를 진행할 가능성도 있으나, 1년 내 현실화되기엔 기술 완성도가 부족하여 당장은 TSMC-삼성 양대 구도에 변화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엔비디아는 주력 제품은 TSMC에 계속 맡기되, 가격 및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 삼성과 협상을 지속하며 필요한 경우 생산 라인을 조정하는 투트랙 전략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TSMC의 생산 역량 및 점유율 전망:
2024~2025년에 걸쳐 TSMC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AI 붐이 지속되어 엔비디아, AMD, 구글 등의 첨단 칩 주문이 급증함에 따라 TSMC는 고부가 제품군 위주로 팹 가동률 100%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에 촉발된 CoWoS 패키징 병목도 2024년 하반기부터는 증설 효과로 상당 부분 해소되어, AI 칩 공급난이 점차 완화될 전망이다 . 이에 따라 2024년 말2025년에는 엔비디아의 H100 후속 등 신제품도 안정적인 생산량 확보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TSMC의 3nm 공정은 현재 애플 전용으로 가동 중이지만, 2024년 하반기부터 기타 고객(AMD, 퀄컴 등)으로 확대되며 본격적인 수익 창출 단계에 돌입할 것이다. 이러한 첨단 공정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TSMC는 대만 내 2nm 연구개발과 더불어 미국 애리조나 5nm/4nm 팹 완공, 일본 22/28nm 합작 팹 건설 등을 추진 중인데, 1년 이내 가시적인 생산 증대 효과는 제한적이지만 고객 신뢰 제고와 분산 생산 거점 확보 측면에서 중장기 호재가 될 것이다.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면에서 TSMC는 60%대 초반 점유율을 유지하거나 소폭 상승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애플, 엔비디아 등 빅클라이언트의 물량 증대(예: 엔비디아가 2025년에 애플에 맞먹는 TSMC 매출 비중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 )와 신규 고객 유치 노력에 기인한다. 다만 전세계적인 반도체 경기 변동성, 미·중 갈등에 따른 중국 매출 감소 위험 등이 상존하여 TSMC도 수요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며 투자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1년 안에는 TSMC의 확고한 기술 리더십에 큰 변화가 없겠지만, 향후 삼성의 2nm 가세나 인텔의 파운드리 진출 등 경쟁 격화에 대비해 TSMC는 기술 개발 및 고객 서비스 측면에서 더욱 노력해나갈 것이다.

삼성전자의 향후 기술 개발 및 협력 가능성:
삼성은 2024~2025년을 반전의 시기로 삼아, 수율과 성능 문제를 해결하고 잃었던 주요 고객들을 다시 불러오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2024년 하반기 시범 양산을 목표로 하는 3nm 2세대(GAA 개선판) 공정에서 수율 70% 이상을 달성하고, 전력 효율/성능 면에서도 TSMC와의 격차를 크게 줄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이러한 성과가 입증될 경우 퀄컴의 일부 칩 생산을 되찾거나, 엔비디아의 시험 물량이라도 수주하는 등 가시적 성과가 가능하다. 업계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미 엔비디아와 비공식 접촉을 늘리며 기술 로드맵과 가격 인센티브를 공유하고 있고, 엔비디아 역시 삼성을 협상 카드로 활용해 TSMC와의 조건 협상을 유리하게 가져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1년 내에 엔비디아 GPU의 대량 생산이 삼성으로 이관되긴 어려워도, 엔비디아의 보조 칩이나 이전 세대 제품 일부를 삼성 파운드리에 맡기는 합의 정도는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삼성은 메모리와 패키징 통합 역량을 강조하며 엔비디아와 토털 솔루션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은 HBM3E 고대역폭메모리의 양산 및 공급을 2024년 말 목표로 준비 중이며, 엔비디아 차세대 AI 시스템에 자사 HBM을 공급함으로써 파트너십을 공고히 할 수 있다. 이처럼 삼성은 공정 기술력 제고, 수율 안정화, 원가 경쟁력 확보라는 내부 혁신과 더불어 고객 맞춤형 협력을 전방위로 전개하여, 2025년 이후 파운드리 점유율 반등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AI 가속기 vs 게이밍 GPU 시장 변화:
향후 1년간 AI 가속기 시장의 고성장 기조는 이어지겠지만, 공급망 확충으로 수급 불균형은 점차 개선될 전망이다. 2023년에 촉발된 엔비디아 H100 등의 극심한 공급 부족 사태는 2024년 하반기부터 TSMC의 증산과 경쟁사의 참여(AMD MI300 시리즈 등)로 완화되어, 2025년에는 리드타임이 단축되고 수요에 근접한 공급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  . 엔비디아 역시 2024년 말부터 차세대 Blackwell 아키텍처 기반 AI GPU를 양산하며 생산 효율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사업부의 매출 성장은 이어지겠지만, 2023년과 같은 폭발적 증가율은 다소 둔화될 수 있다. 반면 게이밍 GPU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전략 변화에 따라 몇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하나는 엔비디아가 여전히 공급 제한을 통해 고가 전략을 유지하는 것으로, 이 경우 게이머들은 높은 가격과 낮은 재고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RTX 4090 등 현세대 최고급 GPU 가격을 매우 높게 책정하고 물량을 통제해온 바 있으며, 차세대에서도 이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다른 시나리오는 AI 수요의 부담이 덜해지면서 게이밍 GPU 생산을 확대하는 것이다. 패키징 용량 병목이 풀리고 나면 엔비디아가 중급형~보급형 GPU 공급을 늘려 시장점유율을 방어할 수 있으며, AMD나 인텔이 GPU 시장에서 경쟁압력을 높이는 경우 엔비디아도 게이머 친화적인 행보를 보일 수 있다. RTX 50 시리즈 초기 출시에 겪은 극심한 품귀와 고객 불만을 의식해, 엔비디아가 2025년에는 출시 후 비교적 원활한 공급을 준비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 또한 차세대 GPU에는 AI 연산 기능 강화 등이 접목되어 게이밍과 AI 가속기의 경계가 점차 좁혀지는 추세여서, 엔비디아가 PC GPU에도 AI 성능을 강조하고 공급 전략을 재편할 가능성도 있다. 전반적으로 엔비디아는 AI 중심 전략을 지속하겠지만, 게이밍 커뮤니티의 핵심 지지층 유지와 경쟁사 견제를 위해 일정 수준 게이밍 GPU 시장도 놓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요약하면, 향후 1년 반도체 업계는 AI 호황의 여진 속에서 공급망 재조정과 경쟁 심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엔비디아-TSMC의 긴밀한 협력이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삼성전자를 포함한 도전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TSMC는 기술 선두를 지키며 시장을 이끌고, 삼성은 기술 격차 축소와 고객 재유치에 총력을 다하며, 엔비디아는 최고의 칩 설계사로서 다변화된 생산 파트너망 구축을 고민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역학관계 속에서 AI 가속기와 GPU 시장의 수요 균형점이 서서히 찾아지면서, 1년 후에는 현재보다는 안정된 공급환경에서 건전한 기술 경쟁이 전개되길 기대해본다.

참고 자료: 엔비디아 및 GPU 시장 동향  , TSMC 고객 구성 및 생산 이슈  , 삼성전자 파운드리 전략 관련 보도   등.